대한불교조계종 계룡산 신원사
 
 
작성일 : 16-10-20 11:39
회심반조-중하주지스님대전일보칼럼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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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 회심반조 (廻心返照·돌아봄)

2016-10-19 22면기사 편집 2016-10-19 06: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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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한국문화 정체성 갈수록 잃어가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면의 성숙 명심 후손에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을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한번씩 공상을 해 볼 때가 있다. 왕자의 신분에 곧 왕이 되실 분이며, 모든 신하와 온 백성이 우러러 보는 분이 무엇이 부족해서 출가를 하셨을까. 당시에도 각국의 왕이며 대신들 그리고 제자들도 의구심이 있었다. 당연할지 모르는 이 질문에 부처님은 "내가 출가한 근본 목적은 生(태어나고) 老(늙어가고) 病(병들어가고) 死(죽는다) 때문이다"(중아함 권56 라마경)라고 답했다. 그 다음 이유로는 무명(無明)과 무지(無知)를 내세우셨다. 이로 인해 중생은 욕망과 욕심이 생기고 괴로움이 겪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독약이 있는데 바로 탐(貪), 진(瞋), 치(痴) 이다. 탐(貪)은 탐욕심을 내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 하는 것이고, 진(瞋)은 상대방을 미워하고 나보다 잘되면 시기하고, 치(痴)는 어리석어서 미혹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의 핵심 사상이기도 하다. 우리 중생이 애착과 집착, 욕망이 얼마나 강하냐 하는 것은 이것으로 인(因)을 짓고 과(果)를 받으며 다겁에서 다겁까지 윤회한다고 했다. 마치 바다의 물고기가 바위틈에서 나가지 못하고 계속 바위에 부딪치면서 상처를 입고 고통받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돌아다보면 넓은 바다가 있건만 돌아설 줄 모른다. 우리 중생이 욕망의 끈을 놓기만 하면 대자유의 즐거움이 있건만, 여기에 싸여 무명의 번뇌 벽을 깨기가 어렵다. 중생의 모든 살림 밑천이 이게 전부인데 어찌 쉽겠는가. 부처님 제자 중에 소나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주 의욕이 강한 성격 탓에 빨리 공부해 성불 하겠다는 생각으로 밤낮으로 열심히 수행했다. 그런데 마음만 조급해지고 공부가 되질 않았다.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어 수행과는 인연이 없는 것인가 생각하고 포기하려는 찰나에 부처님께서 오셨다. 부처님은 출가 전 거문고를 탔던 소나에게 "거문고 줄을 어떻게 해야 소리가 잘나느냐"고 물었고 소나는 "느슨하지도 팽팽하지도 않고 적당하게 맞추어야 가장 이상적인 소리가 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수행도 마찬가지다. 너무 급하지도 게으르지도 말고 적당하게 정진하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결국 소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열심히 정진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마치 등산하는 사람이 꾸준히 걸으면 결국에는 정상에 오를 수 있듯이 말이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너무 빨리, 쉽게 이루려고 하는 성격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빨리 안 되면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과일이 하나 익기 위해서도 시련과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조급한 마음으로 빨리 빨리 문화가 아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뿌리가 있는 장인의 끈기 문화의 정신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외형적인 남의 겉모습만 쫓아 왔다면 이제는 내면의 내 것이 중요한 때다. 요즘 들어 우리의 것은 송두리째 날아가고 정체성이 없는 문화 속에 사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 우리 것은 다 뒷전으로 밀려 있으니 말이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만 가 봐도 작은 것이라도 자기들 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외국 학자들이 오히려 한국문화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을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너무 숨기고 소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스라엘 민족을 존경한다. 그 민족의 역사나 문화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이천년간 온 세계를 유랑하며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자기들의 언어 한 마디 한 마디, 작은 문화 하나 하나를 고스란히 이어왔다. 또 이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자기 나라를 되찾고서도 조금의 이질감이나 분열 없이 어느 국민보다도 더욱 애국심이 강한 민족이 되어 있다. 우리도 바로 아버지, 할아버지 시대에 36년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한 국민이다. 벗어난 지 70여 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어느 한 곳에라도 그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에서 우리 기성 세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과연 묻고 싶다. 후손들에게 진정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말이다. 중하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계룡산 신원사 주지